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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남겨진 우려

※아래 내용은 와타오시 번역님께서 번역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램버트 오르소 시점 이야기입니다.)


“야호—, 아빠. 상황을 보러 왔어.”

“왔구나 시몬. 나도 마침 작업이 일단락된 참이야.”


과실수가 든 물병과 잔을 들고 온 사랑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저절로 입꼬리가 느슨해지는 걸 느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시몬이 미묘하게 굳은 분위기라는걸.

잘 보니, 표정도 살짝 수심에 잠겨 있는 느낌이었다.


“무슨 일 있었니?”

“어? 으으응—, 아무것도?”

“거짓말은 좋지 않아, 시몬. 이리 오렴. 잠깐 대화 좀 나누자.”

“아빠는 걱정이 많다니깐.”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시몬은 작업장 한편에 있는 테이블에 마주 앉아 주었다.


“작업은 순조로워?”

“응, 뭐 그렇지. 예전에도 게이트 조정은 몇 번 의뢰받은 적이 있었거든. 이렇게 대대적인 수리는 처음이지만 보람도 있고 재미있어.”

“아빠는 기계를 만지작거리는 거에 사족을 못 쓰잖아.”

“그건 말하지 말아줘…… 레네도 어이없어하니까.”


나는 사물의 내면에 있는 메커니즘이나 아름다운 논리 구조에 마음이 끌린다.

수학과 마도 공학을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모든 것이 완벽한 질서와 구조로 움직이며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정말로 사랑한다.


그런데 시몬을 양녀로 입양한 뒤부터 거기에 다른 가치관이 추가되었다.

논리로는 헤아릴 수 없는 혼돈과 감정의 세계—— 지금은 거기에도 커다란 가치를 두고 있다.


레네의 일도 있어서, 나는 오랫동안 감정이라는 것에 거북한 느낌을 갖고 있었다.

레네 탓을 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이건 내가 저지른 깊은 죄다.

만약 내가 감정을 완벽히 다스릴 수 있었다면, 혹시 또 다른 지금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설령 우리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해도.


——조금 이야기가 엇나갔군.


어쨌든 시몬이 와준 덕분에 레네와 나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졌다.

육아는 전쟁이었다.


시몬은 기본적으로 얌전하고 말도 잘 듣는 아주 똑똑한 아이다.

그렇지만 역시 어린애이니만큼, 가끔 투정을 부릴 때도 있다.

아파라치아에서의 나날은 하루하루가 떠들썩하고, 충실한 나날이었다.

레네와 시몬——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생활은 나에겐 낙원이나 마찬가지였다.


커다란 죄를 범한 내가 이런 행복을 누려도 되는 걸까, 하고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

특히 레네에게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그녀가 클레어 님 곁을 떠나게 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내 탓이다.

두 사람이 화해한 후에도,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 죄는 평생 안고 가게 될 거라 여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레네가 말했다.

양자를 들이지 않겠냐고.

이전부터 성적인 일은 엄히 삼가고 있었다.

레이 씨에게서 근친혼이 가진 폐해를 들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 이전에 죄책감이 강하게 막아 세웠다.

그런 이유로 아이는 포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레네의 제안에 몹시도 놀랐던 게 기억난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아주 좋은 제안처럼 느껴졌다.

레네와 함께 애정을 쏟아줄 상대가 있는 미래는 무척이나 행복할 것 같았다.

맞이할 아이에게도, 가족이 생기는 건 나쁘지 않은 일처럼 느껴졌다.


불안한 마음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두 사람도 알레어 짱과 메이 짱의 육아에 어지간히도 애먹고 있다고 들었다.

레네는 그렇다 쳐도, 나 같은 사람이 아버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입양이라는 행위 자체가 단순히 우리의 자기만족에 불과한 게 아닐까.


그 고민을 클레어 님과 레이 씨에게 털어놨다.

두 사람은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주었고, 고민을 다 들은 후 클레어 님은 이렇게 말했다.


——생명을 맞이한다는 건, 최종적으론 자신의 감정을 쏟을 대상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말은 내 가슴에 깊이 스며들었다.

얼핏 들으면 매우 무책임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클레어 님은 사려 깊은 분이다.

그녀는 생명을 맞이한다는 행위가,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결국은 이기심에 불과하다는 걸 아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그런 식으로 표현했다.

생명을 맞이한다는 행위에 대한 각오, 책임, 의의, 그리고 약간의 체념.

그러한 모든 감정이 그 한마디에 담겨 있었다.


“아빠?”

“응? 아아, 미안. 아무것도 아니야.”


무엇보다, 보다시피 이런 꼴이라, 아직 좋은 아빠가 되기엔 한참 멀었다.

매일 새롭게 배우며 악전고투하는 나날이다.


그래도 그걸 변명으로 삼고 싶진 않다.

시몬에겐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아빠이고 싶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니?”

“그러니까 아무것도 아니라니깐.”

“그래? 상당히 풀 죽은 것처럼 보이는데.”

“……아빠는 가끔 예리한 게 치사해. 평소엔 멍하니 있으면서.”


시몬이 띄엄띄엄 이야기해 주었다.

자신의 출생에 대한 것, 마족의 움직임에 대한 것, 곧 닥칠지도 모르는 불길한 미래에 대해서도.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문제지, 알레어한테 푸념할 게 아니었어. 나중에 사과해야지.”

“음……. 사과하면 분명 두 사람은 서운하게 느끼지 않을까.”

“? 서운해?”


시몬은 어리둥절한 기색이다.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두 사람은 시몬의 친구잖아?”

“응, 정말 좋은 친구야.”

“만약 알레어 짱이 시몬한테 이건 제 문제예요, 라며 선을 그으면 어떤 느낌이겠어?”

“……그러네, 그건 서운해.”


앞서 말했듯이 시몬은 똑똑한 아이다.

내가 하나를 설명하면, 열 가지 스무 가지를 깨닫는다.


“고민이 있으면 함께 고민해달라고 부탁하는 게 좋아. 그 대신 친구들에게 고민거리가 생기면 그땐 시몬도 함께 고민을 짊어져 주면 돼.”

“아빠도 어렸을 때 그랬어?”

“……아빠는 그러지 못한 탓에 많은 사람들한테 폐를 끼치고 말았지.”


쓰라린 경험이다.


“내가 해내지 못한 일을 시몬 보고 하라는 건 얼핏 부당하게 들릴 수도 있어. 하지만 시몬은 나와 같은 후회를 하길 바라지 않으니까.”

“그렇게 고지식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빠도 나도 무슨 성인군자가 아닌걸.”

“그렇게 말해주니 다행이네.”

“뭐, 기억해 둘게.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어.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시몬은 방금보다 밝아진 얼굴로 웃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얘기지만 제국에 온 다음부터 알레어 짱에게 뭔가 달라진 점은 없어?”

“알레어? 그냥 평소 그대론데.”

“그래…….”


그럼 『그것』은 내 기우일까?


“아, 그러고 보니. 관계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갖고 있던 무색의 능력을 쓸 수 없게 된 모양이야. 이유는 불명이지만.”

“——!”


역시 그런가.


“시몬, 알레어 짱은 네가 힘들 때 분명 힘이 되어줄 거야.”

“왜 그래, 갑자기. 맞아, 분명 그럴 거야. 정확히는 이미 몇 번이나 신세를 졌는걸.”

“그렇지. 그러니까 그녀가 앞으로 힘든 일을 겪을 때면 시몬도 알레어 짱의 힘이 되어줘.”

“? 으응, 뭐, 그럴 생각인데.”


시몬은 의아한 기색이다.


“어? 알레어한테 무슨 일 있어?”

“아직은 뭐라고 말할 수 없어. 던전에서 얻은 자료 내에 신경 쓰이는 기록이 있었거든. 필리네 님과도 상의 중이야.”

“필리네 님? 왜 필리네 님 얘기가 나와?”

“규모도 영향도 상당히 커다란 이야기라서. 미안하지만 지금 단계에선 딸인 시몬에게도 말할 수 없어.”


딸을 지금보다 더 불안하게 만들 수는 없으니까.


“시몬은 일단 지금 얘긴 잊어도 돼. 그보다 마음을 굳게 먹고 마족의 동향을 너무 신경 쓰지 않도록 해.”

“뭔가 납득이 안 가지만…… 뭐, 알겠어. 난 괜찮아. 알레어 일도 맡겨줘.”

“응, 착하구나.”

“그럼 슬슬 돌아갈게. 알레어랑 릴리도 걱정하고 있을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서 시몬은 숙소로 돌아갔다.


“자, 나도 작업을 다시 시작해 볼까.”


그렇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알레어 짱이 옛날에 가지고 있었던 피의 저주, 사라져 버렸다는 무색의 능력, 던전에서 입수한 자료, 토키 짱…….


내 우려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 게이트…… 정말로 고쳐도 되는 물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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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은 여기까지입니다.

제8장 공개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의견이나 감상 등,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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